2008년 07월 05일
PD수첩의 생트집...취재원 보호는 만인지상의 법이 아니다.

보도내용의 진위여부는 차치하고라도 피고 PD수첩이 명예훼손 소송의 당사자가 된 만큼 문제의 자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방어해야할 소송법상의 지위에 있다. 따라서 검찰의 원본테이프 제출 요구는 아주 정당한 것이다. 압수수색도 아니고 임의제출을 공문으로 요청한 것인데, 왠 언론의 자유니 탄압이니 운운하고 지랄이십니까?
방송국 입장에서는 언론의 자유나 취재원보호도 중요하겠지만 검찰에게 수사권이나 기소권도 중요한 것이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하느냐는 흔히 법학에서 얘기하는「공공의 이익을 비교형량」하는 자세가 필요하긴 하다. 그러면 PD수첩의 언론의 자유 운운은 정당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우리 법은 PD수첩의 사례와 같이 멋대로 아가리를 놀려 사회적 아노미 상태를 야기하거나, 개개인 또는 국가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도록 여러가지 제동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형법318조 업무상 지득(知得)한 비밀의 보호인가?하면 그것도 아니다. 기자는 위 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신분적 지위에 있지 않다. 또 보호행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취재원 보호차원에서는 어떤가? 엄밀하게 말해 PD수첩은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재"자"를 보호하기 위해 뻗대고 있는 중이라는 걸 솔직하게 실토해야 한다. 취재원 보호라는 것은 말 그대로 취재원을 까발림으로 해서 그 사람이 법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게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조처이다. 검찰이 위 PD수첩 원본테이프를 입수하여 조사한다고 해서 취재원들에게 어떤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니다.
취재원 보호는 우리나라 현행법상 명문화된 입법례가 없다. 단지 관행상으로 통용되고 있는 관념적 특권일 뿐이며, 굳이 거론하자면 헌법 제21조에서 언급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규정에 함의된 일반적인 보호법익으로 추상하고 있을 뿐이다.
독일이나 미국의 입법례를 보자면 취재원 보호는 크게 3가지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1) 증언거부권, 2) 자료제출거부권, 3) 수색·압수로부터의 면제권이 그것이다.
먼저 증언거부권(秘匿權)이 타당한가? 아니다. 취재원이 아닌 취재자가 형사소송으로 피소되었을 경우 이 증언거부권은 부정된다.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근 판례와 같이 법정모독죄가 적용될 것이다. 또한 1972 미국의 New Jersey 주법원 판례에서와 같이 취재원의 성명이나 신분이 드러난 경우 보호할 법익이 없으므로 증언거부권이 부정된다. 만약 검찰이 방송에서 보도된 아레사빈슨의 어머니, 주치의, 협회임원 등등의 인터뷰 전문을 요구한다면 하등의 거부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두번째, 자료제출거부권은 타당한가? 아니다. 지금은 폐지된 구)언론기본법에서는 기자가 범죄구성의 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예컨대 명예훼손을 들어보자. 만일 한 기사가 명예훼손으로 제소된 경우를 가정해 보면 기자등 언론인은 처벌받지 않기 위해서는 당해기사가 진실한 기사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임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형법 310조)
세번째, 원본테이프를 제출하지 않아 압수수색을 당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112조상의 업무상 비밀에 따르면 압수거부의 주체로서 기자가 열거되어 있지 아니하다. 미국의 경우에도 검찰은 해당 자료에 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소송을 진행할 수 없는 대안부재의 경우에 법원이 발부하는 압수수색 영장에 의거 정당하게 집행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Zurcher v. Stanford Daily Case, 1978)
취재원 보호차원에서 압수수색의 면제권을 인정하고 있는 미국 각 주에서도 이런 류의 예외적인 조항을 두고 있다. 예를 들자면, Arkansas주는 당해 기사가 "공공의 이익에 관계되지 아니하고 악의로 쓰여진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New Mexico주는 "불의의 방지에 필수적"인 경우, Oregon, Rhode Island, Tennessee주는 기자가 "명예훼손의 피소자"인 경우에는 특권이 제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같이 만약 PD수첩이 만약 검찰의 압수수색을 방해한다면 전혀 근거도 없이 떼법을 행사하게 되는 셈이며, 이런 사태가 발생할 시 검찰은 즉각 공무집행방해죄로 이들을 처벌해야 할 것이다.
취재원 보호에 관한 입법례가 비교적 잘 정비된 미국의 경우에도 이 법률을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미국 전역을 들썩거리게 했던 "leak gate"의 경우를 보자.(http://100.naver.com/100.nhn?docid=797243)
"leak gate"의 Fitzgerald 특별검사는 시사주간지「타임」의 Matthew Cooper기자와 뉴욕 타임즈의 Judith Miller 기자가 Plame 신분 누설의 중간 매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내고 연방대배심에서 취재원 공개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들이 거부하자 Fitzgerald 특별검사는 "언론인들은 취재원의 완벽한 익명성을 약속할 자격이 없다"고 하면서 ‘법정모독죄’로 두 기자를 워싱톤 연방지방법원에 정식 기소하였다.
구구절절한 내용을 여기서 다 밝힐 필요는 없거니와,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최종선고심에서 Miller 기자는 자신이 수정헌법 1조의 언론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Hogan 판사는 연방 소송절차에서 증언이 필요할 때 기자들이 다른 시민들보다 더 많은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기자에게 법을 뛰어넘는 특권은 없다" journalistscould not attempt to put themselves above the law)고 밝혔다. 매우 타당한 판례이다.
미국에서조차 이렇게 제한적으로 해석되고 있는 취재원 보호의 법리를 PD수첩은 세계적인 관행이라 주장하며 무소불위의 깽판을 신명나게 벌이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이제 결론을 내려보자. PD수첩이 주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는 명예훼손죄의 법리에서 자유롭지 아니하다. 그들의 주장처럼 만약 농수산부가 명예훼손죄의 원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원고적격 확인 소송"을 통해 구제받으면 될 일이다.
또한 취재원 보호 운운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거니와, 설령 그 관행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검찰조사로 인해 취재원이 하등의 불이익을 받을 이유가 없으므로 보호받을 법익 자체가 없다. 취재원 보호 운운은 변명일 뿐이며, 생떼에 불과하다. PD수첩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소명을 망각한 채, 무책임한 편집과 날조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 책임을 지금이라도 인정해야 한다.
40여분의 방송분량 중 전체의 5분의 1에 해당되는 문제의 영상을 내보내 전국적인 혼란을 야기해놓고 문제가 되니까, 후속보도를 하면서 10초동안 나레이션으로 대충 때운게 전부다. 이를 두고 해명보도 했지않느냐며 쌍판때기에 철판을 깔아서야 쓰겠는가?
# by | 2008/07/05 22:34 | 時.事.通.感. | 트랙백 | 덧글(38)











